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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재러드 아이작먼 시프트4페이먼트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전격 철회했다. 달보다 화성에 방점을 찍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우주개척 방향에 아이작먼 지명자가 동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아이작먼 지명자를 NASA 국장에 밀어올리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시선을 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활동을 끝내자마자 지명 철회가 공개된 점에도 눈길이 쏠린다.
AP통신과 스페이스닷컴 등 미국 언론은 백악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이작먼에 대한 NASA 국장 지명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명 철회를 알리면서 “곧 새로운 지명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전자결제업체 시프트4페이먼트 CEO인 아이작먼 지명자는 지난 4월 상원 인사청문회를 거쳤으며, 이달 인준 표결이 예정돼 있었다. 상원 다수 의석은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표결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지명이 철회된 것이다.
이날 백악관은 e메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NASA 국장은 인류를 우주로 이끌고 화성에 미국 국기를 꽂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인물이어야 할 것”이라며 “NASA 다음 지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칸 퍼스트’ 의제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의 설명은 아이작먼 지명자에게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주 진출 계획과 흐름이 맞지 않는 철학을 발견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아이작먼 지명자는 지난 4월 인사청문회에서 “달과 화성 진출을 병행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사에서 달에 대한 언급 없이 “화성에 미국 우주비행사를 보내 성조기를 꽂겠다”고 했다. 달이 아닌 화성 유인 진출을 우선시하겠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힌 셈이다.
이번 지명 철회와 머스크 CEO와의 연관성도 주목된다. 미국 정치권과 학계는 아이작먼 지명에 머스크 CEO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대 아이작먼 지명자는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우주 프로그램에 거액을 지불하면서 지구 궤도에 수차례 다녀왔다. 두 사람 간에 사업적인 친분이 쌓였다는 얘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머스크 CEO가 130일간의 정부효율부 수장 활동을 끝내자마자 아이작먼 지명 철회가 발표된 것이다.
머스크는 활동 기간 중 트럼프 정부 내 핵심 인사들과 주요 정책을 두고 말싸움을 벌이는 등 마찰을 빚었다. 지난 4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아이작먼 지명 철회가 트럼프 행정부와 머스크 CEO 간 ‘적절한 거리두기’를 의미하는 징후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날 머스크 CEO는 X에 “(아이작먼처럼) 유능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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