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전국 유권자 ‘새로운 대한민국’ 열망···곳곳서 ‘소중한 한표’ 행사
작성자행복인
- 등록일 2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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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화천군 파로호 인근 동촌1리 4반 주민들은 이날 ‘산넘고 물건너’ 투표장에 도착했다. 오전 9시10분쯤 구만리 선착장에서 대기 중이던 80대 주민 3명은 행정기관이 지원한 5t급 배에 올라 파로호를 건넜다. 다시 버스를 타고 약 10㎞가량 달린 끝에 투표소인 풍산초등학교에 도착했다.
2시간이 넘는 고행길에도 한표를 행사한 주민 이모씨(84)는 “단 한 번도 투표를 거른 적이 없다”며 “새롭게 뽑힌 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주민들은 해경의 연안구조정을 타고 약 10㎞ 떨어진 본섬인 제주도 서귀포시 모슬포항으로 나와 투표를 마쳤다. 섬에 투표소가 없는 경남 통영 한산면 죽도·호도·용초도 주민들도 이날 오전 7시부터 행정선이나 유람선을 타고 면사무소가 있는 한산도로 건너가 투표를 마쳤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광주 및 전남·북 지역의 투표 열기는 이날도 뜨거웠다. 3개 지역은 나란히 사전투표율 50%를 넘긴 바 있다.
익산시 영등1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조영민씨(58)는 “차기 대통령은 반드시 내란 청산을 해내야 한다”면서 “그동안 대통령 말년이 늘 실망스러웠는데, 이번에는 제발 끝까지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서씨(22)는 “정치 갈등이 심각하다”며 “다음 대통령은 갈라치기 같은 분열보다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시 해룡면 제11투표소를 찾은 김성준씨(32)는 “곧 있으면 아기가 태어난다. 보육과 사교육 문제 해결에 의지가 있는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은 사전투표율이 저조했던 탓인지 본투표일인 이날 많은 유권자가 투표소를 찾았다. 대구 수성구 지산2동 제2투표소에서 만난 박모씨(78)는 “사전투표를 두고 부정선거니 뭐니 하도 시끄럽길래 불안해서 오늘 왔다”면서 “나라가 너무 혼란스럽지만 새로 뽑히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승훈씨(48)는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이 몰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보수 후보가 아닌 후보의 표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보수 정당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대 주요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온 충청권 투표소에서는 표심이 엇갈렸다. 상대동 제2투표소에서 만난 정모씨(46)는 “구태 정치와 반민주 세력을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와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 수 있는 후보를 택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모씨(72)는 “우리 경제를 살릴 방향을 제시할 믿음이 가는 후보를 골라 아내와 함께 투표했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도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기 수원시 망포2 제5투표소에서 만난 김모씨(28)는 “이번 투표에 참여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다. 꼭 국민을 생각하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이모씨(30대)는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투표했다”고 말했다.
투표 과정에서 크고작은 사건도 발생했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이중 투표를 시도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A씨 등 2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지난달 30일 사전투표소를 마치고도 이날 오전 6시48분쯤 제주시 삼도2동 제2투표소를 방문해 다시 투표하려다 적발됐다.
기표 절차에 대한 항의나 특정 후보 지지 발언 등으로 소란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 경기남부 투표소에서는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아침에 투표해놓고 오후에 투표하려다 적발되자 “술에 취해 몰랐다”고 한 유권자도 있었다.
광주에서는 기표를 마친 뒤 “잘못 찍었다”며 투표관리원에게 투표용지 교체를 요구하다 용지를 찢는 사례가 2건 발생했다. 울산에서는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의 진위를 따지면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하려다 투표사무원 등에 의해 제지당하기도 했다.